주가전망 “피스메이커 발언 분위기 바꿔” “한·중관계 설정 쉽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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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 댓글 0건 조회 65회 작성일 25-08-31 07:58본문
미 관세 등 실무 협상 남아
이재명 대통령이 5박6일간의 일본·미국 순방 일정을 마쳤다. 경향신문은 27일 국내 외교 전문가들에게 이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과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평가와 향후 과제를 들어봤다.
전문가들의 총평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코리아 이즈 백(한국이 돌아왔다)이 완성 단계에 왔다”고 말했다.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두 회담 전 우려한 사항들이 현실화된 게 없었다”고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일본을 먼저 가서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미래로 가겠다’고 하고, 미국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안 된다’고 한 것은 도그마와 이데올로기에 빠지지 않는 실용외교”라고 평가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두고는 이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상견례 자리에서 인간적인 신뢰를 구축한 데 점수를 줬다. 전봉근 한국핵정책학회장은 “새로운 미국과 나빠진 외교·안보 환경에서 한국식 접근법이 성공했다”며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개인적 신뢰와 협력 모드가 구축된 게 최대 성과”라고 말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는 이 대통령의 피스메이커·페이스메이커 발언을 꼽은 전문가가 많았다. 양 교수는 “피스메이커·페이스메이커 발언은 신의 한 수”라며 “이 대통령이 분위기를 주도해 껄끄러운 의제가 상당히 희석됐다. 한반도 평화 문제를 (회담 의제로) 부각한 전략적 성과”라고 말했다. 하 교수도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감축 등 관련 얘기를 할 수 있었던 시간을 김정은 얘기로 완전히 다른 데로 돌렸다는 게 의미 있다”고 말했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지렛대로 활용하며 북·미관계 개선 시 코리아 패싱 우려를 불식했다”고 말했다.
경제·통상 분야 논의도 긍정 평가했다. 전 회장은 “한국이 (미국의) 제조업이 부흥하는 데 필요한 파트너 국가라는 인식을 명확히 심어줬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관세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디테일하게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큰 수확”이라고 평가했다.
공동합의문이 나오지 않은 것은 실패가 아니라 다행이란 의견도 나왔다. 양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국가들과의 정상회담 이후 문서화하지 않고 계속 협의하며 (내용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가는 게 있다”며 “(공동합의문을 만들지 않은 게)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힘이 강한 미국이 숫자로 밀어붙여 우리를 옥죄려고 하는데 공동합의문을 내는 건 한국의 이해에 부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미국보다 일본을 먼저 방문한 데 대해서도 호평을 내놨다. 민 교수는 “미국 내에서도 한·일관계를 관리하려는 한국의 선제적인 모습에 굉장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 부분이 한·미 정상회담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도 “전략적으로 일본을 거쳐 간 것이 성공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양 교수는 “대북 제재 이행이나 북한 사이버테러 등이 합의문에 들어갈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북한에 대한 (불필요한) 자극”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향후 이어갈 세부 논의는 과제로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교수는 “관세 협상과 안보 문제가 해결된 건 하나도 없기 때문에 이제부터 지난한 협상이 남았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과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간 구축을 약속한 핫라인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을 강조하며 중국과의 관계 설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김정섭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한·미관계와 한·중관계가 동등할 수는 없지만 한·중관계를 너무 평가절하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 소장은 “이재명식 실용외교를 하려면 이 대통령이 9월4일 (중국 전승절에) 중국을 가야 한다”며 “중국과의 관계도 잘 관리해 나가는 모습이 미국에도 상당한 압박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 회장은 “국내의 갈등 요인이 (이 대통령이) 외교적 역량을 활용하는 걸 상당히 제약하고 있다”며 “외교에 대해선 여야 간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떤 이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엔 홀린 듯한 기분에 휩싸인다. 내가 여러 채의 세계로 뒤엉킨 불씨라는 걸 기억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깊숙이 들어와, 헤집고 지피고 비추는 존재들이. 그들을 도깨비라고 불러보자.
도깨비들은 어딘가 툭 튀어나와 있다.
분명히 하나의 불빛이었는데 어느새 다른 색을 띠고 있다. 또렷하고 동시에 취약하다.
도깨비 중 하나가 말한다.
“나는 내가 내 이름대로 살지 않은 시간이 길어 수고스러웠어.”
살기 위해 여러 이름을 발명해온 이들은 생각한다. 어쩌면 나도 도깨비겠구나. 목소리는 불씨와 닮아 퍼지는 성질을 가졌다. 불 앞에서 주위에 있던 자들은 자기 몸을 다시 확인한다.
도깨비는 여러 얼굴을 하고 있다. 시 쓰는 도깨비, 노래하는 도깨비, 노동하는 도깨비, 소녀가 된 도깨비, 겁먹고 도망친 도깨비, 돌아온 도깨비…
다르게 생겼지만 그들은 전부 자신을 의심해본 경험이 있다. 미미해져본 적 있다. 눈에 덜 띄거나 지워져본 적 있고 그럼에도 열망을 쫓아온 자들이 도깨비가 된다. 어떤 인간은 도깨비인 척하다가 진짜 도깨비가 돼버린다.
한자리에 모였다가 흩어지는 날 그들 중 하나가 묻는다. “여기가 아니라면 우리가 도깨비일까?” 무엇이 나를 나로 만드는지, 어떤 시공간까지가 우리인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의구하는 이들은 인간과 도깨비를 오간다.
이 저녁 마음이 분주한 건, 이래은이 연출하고 경지은 김의태 손혜정 양대은 윤희민 이다은 배우가 참여한 연극 <초록빛 목소리>를 보고 왔기 때문이다.
이 극에서 배우들은 모든 지문을 소리 내어 읽으며 연기한다. 보통 지문은 대본에만 표기되어 관객은 들을 수 없다. <초록빛 목소리>에선 지문이 배우 입으로 배우를 따라다닌다. 튕겨 나오는 말처럼. 도깨비불처럼. 행동과 행동을 가리키는 말이 동시에 들린다. 그러다 무대에 없는 대상을 불러오고 시간을 되돌리는 주문으로 쓰인다. 이상하지. 있었다고 말하면, 거기 존재했던 사람이 된다. 머무른 시간이 생긴다.
보는 동시에 듣고, 듣는 동시에 보는 경험은 미래를 선언하며 움켜쥐는 장면 같다. 작은 불씨처럼 타올랐다 꺼진다. 아주 얇은 유격을 가진 한 쌍의 현재 같다. 덕분에 내 안에 도깨비들이 깨어난다. 움켜쥔 대사를 읊조리며 동굴을 빠져나온다. “뭔가를 미친 듯이 그리워하고 싶어. 이 마음은 뭐지. 어디서 생겨나는 걸까.”
이런 날은 온몸이 심장이 된 것 같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이재명 대통령의 여야 지도부 회동 제안에 대해 “여야 지도부와 대통령이 같이 만나서 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얘기할 수 있다”며 여당 대표를 제외한 일대일 회동을 추가 제안했다.
장 대표는 이날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당 연찬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 제안을 수용할 의사가 있나’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장 대표가 전날 “어떤 형식과 어떤 의제를 갖고 대담할지 협의한 후 응할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데에서 진전된 입장을 보인 것이다.
장 대표는 여야 지도부가 함께하는 회동과 별개로 이 대통령에게 일대일 만남을 요구했다. 그는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따로 시간을 갖고 지금 고통받고 있는 국민의 삶에 대해 진지한 얘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아니면 더 양보해서 이번에는 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국민들께 홍보하고자 한다면 그런 형식의 (여야 지도부) 만남이라 하더라도, 언제쯤 다시 시간을 정해서 제1야당 대표와 만나서 타들어 가는 민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것인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함께 만나는 당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제외한 추가 회동을 하거나, 따로 날짜를 잡아 이 대통령과 일대일로 만나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1야당 대표 자격으로 대통령과 영수회담 성격의 만남을 통해 야당의 문제 제기와 요구에 힘을 싣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장 대표가 “제1야당 대표를 여당 대표·지도부와 함께 부른다는 것은 이 어려운 시기에 함께 머리를 맞대고 민생을 살피자는 의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데에서 이러한 의도가 읽힌다.
결국 장 대표의 제안을 이 대통령과 민주당이 수용할지가 회동 성사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순방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초당적인 협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여야 지도부에게 순방 성과를 직접 설명드리고,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를 가능하면 조속하게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주도로 국민의힘 몫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2명 선출안이 부결된 직후 선언한 국회 일정 보이콧을 사실상 철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연찬회 마무리 발언에서 “9월1일 (정기국회) 개원식에 불참하는 것까지는 아니라고 하는 (의원들) 의견이 좀 더 많았다”며 “일단 참석을 전제로 하되 어떤 행동을 할 건지는 별도로 주말에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들을 중심으로 예결위에 들어가서 좀 강력하게 싸워달라”고 말했다. 그는 “교육부 장관과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다음 주에 있다”며 “청문회에서 좀 확실하게 보여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화 필리조선소를 방문했다. 전날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선업 협력 강화에 뜻을 모은 뒤 곧바로 현지에 있는 조선소 현장을 방문한 것이다. 한화 필리조선소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로 주목받는 한·미 조선업 협력의 상징적인 곳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에서 필라델피아로 이동해 필리조선소 현장에서 진행된 선박 명명식에 참석했다. 선박 이름은 ‘스테이트 오브 메인(State of Maine)’호로 미국 해양청이 발주한 국가안보다목적선이다. 명명식은 선박을 건조한 뒤 이름을 지으며 안전 운항을 기원하는 행사다.
이 대통령은 축사에서 “대한민국의 조선업이 이제 미국의 해양 안보를 강화하고, 미국 조선업 부활에 기여하는 새로운 도전의 길에 나서게 된다”며 “동맹국의 대통령으로서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제가 트럼프 대통령께 제안한 미국의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프로젝트는 단지 거대한 군함과 최첨단 선박을 건조하겠다는 비전만이 아니다”라며 “사라진 꿈을 회복하겠다는 거대한 비전”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조선소들은 미국 조선소에 투자하고, 우수한 인력을 양성하는 한편, 현대화된 공정 기술이 미국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미국 조선업과 대한민국 조선업이 더불어 도약하는 ‘윈윈’의 성과를 만들어낼 것이고, 오늘의 새로운 출항은 한·미 양국이 단단한 우정으로 써 내려가는 또 하나의 희망과 도전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쇠락했지만 필라델피아는 19세기 이후 오랫동안 미국 조선업의 중심지였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이곳에서 군함 50여척이 건조됐고, 수리한 군함은 500여척에 이른다. 이 대통령은 축사에서 이 같은 역사를 언급하며 “필라델피아의 앞바다를 가르며 나아간 함정들은 한국전쟁의 포화 속에서 고통받던 대한민국 국민을 구해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기업인과 근로자들이 허허벌판에 ‘K 조선’의 기적을 일궈냈듯, 한·미가 힘을 모아 ‘마스가’의 기적을 현실로 빚어내자”고 격려했다.
이날 명명식과 이어진 이 대통령의 필리조선소 시찰에는 조현 외교부 장관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 데이비드 김 필리조선소 대표 등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조시 샤피로 펜실베니아 주지사와 토드 영 상원의원, 이상현 미 해양청장 대리 등이 참석했다.
이날 필리조선소 방문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전날 워싱턴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밴스 부통령이) 회담 장소에서는 긍정적으로 답변했는데 그 뒤로 제가 백악관으로부터 못 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당초 명명식에 참석키로 한 숀 더피 교통부 장관, 로리 차베스디레머 노동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미 정부 인사들은 이날 백악관 각료회의가 예정보다 길어지면서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해 12월 필리조선소를 1억달러(1390억원)에 인수하며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조선업에 진출했다. 필리조선소는 1801년 미국 해군조선소를 모태로 하며 1997년부터 민영으로 운영돼 왔다.
한화그룹 인수 이후 3억 달러의 규모로 미국 해양청으로부터 5척의 국가안보다목적선 건조를 의뢰받았다. 이날 명명식을 치른 ‘스테이트 오브 메인’는 그 중 세번째 선박이다. 이 선박은 비상시 재난 대응 및 구조 임무를 수행하며 평시에는 해양대 생도 훈련용으로 활용된다.
명명식에 이어 진행된 현장 시찰에서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필리조선소에 추가로 투자를 해 확장이 완료되면 생산 능력이 현재 연 1.5척에서 20척 이상으로 늘어나고, 직원 수도 약 7000명 규모로 확대된다”며 “주변 공급망 확대와 간접 고용인원까지 포함하면 고용 효과는 1만 명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현장 브리핑 이후 조선소 방명록에 서명했다. 서명에 쓰인 펜은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한 펜과 동일한 형태였다.
이 대통령은 동석한 미 정부 인사들에게 한국 기업의 투자가 원활히 진행되고 미국 내 사업 운영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제도적 지원을 다해 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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